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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르르 배낭용사 :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2024. 08. 01


쿡앱스는 지난해 '작고 빠른 시도'를 위해 신규 게임 제작에 MVP 개발 방식을 도입했어요. MVP 팀은 빠른 시간 안에 '핵심 재미'를 최소 스펙으로 구현해 유저에게 검증받죠.
MVP STEP 1 단계의 목표 지표는 유저 D+1 리텐션 50%, D+3 리텐션 30%. 이 목표 수치를 단 두 달 만에 달성한 <와르르 배낭용사> 프로젝트의 Product Owner 안태호님을 만나 제작 히스토리를 들어봤어요.

 


 

Q. <와르르 배낭용사> 팀을 소개해 주세요!

태호: 저희 팀은 원화가 승범님,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인 영훈님, UX/UI 디자이너 선아님, 그리고 연출을 담당하고 계신 재현님이 한 팀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과거 <광전사 키우기> 프로젝트부터 오랜 시간 함께 합을 맞춰온 팀이죠.

<와르르 배낭용사> 팀원들

 


 

Q. <와르르 배낭용사>, 어떤 게임인가요? 

태호: 한 마디로 '황폐화된 세상에서 오직 낡은 배낭 하나를 둘러맨 채 적들을 물리치는 게임'이에요. 마법의 수정구가 차오를 때마다 새로운 무기를 획득하고 배낭은 점차 강력한 무기들로 채워지며 성장하죠. 험난한 시험을 통과하여 더욱 강력한 직업으로 전직하기도 하고, 적토마나 장갑차와 같은 멋진 탈것들을 타고 전장을 누비기도 해요! 

<와르르 배낭용사> 테스트 버전 이미지

 


 

Q. 다른 방치형 RPG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태호: <와르르 배낭용사>의 기본적인 틀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다른 RPG 게임들과 비슷하지만, '인벤토리 매니징'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어요. 이 시스템은 저희 스튜디오 승혁님께서 추천해 주신 <God of Weapons>이라는 게임에서 차용한 시스템인데요. 제한된 공간에 장비를 배치하는 점이 퍼즐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주기도 하고, 무기를 직접 배치하고 조합하는 요소가 재밌어 차용하게 되었어요.

<God of Weapons>의 인벤토리 매니징 시스템

 

태호: '인벤토리 매니징' 시스템은 <와르르 배낭용사기>의 핵심 요소인 '전략성'과 '시인성'을 담는데 효과적인 시스템이에요. 유저가 모양과 크기에 따라 무기를 배치하면서 전략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전투 시 캐릭터 주변을 맴도는 시각적인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볼 수 있죠. 거기에 방치형 RPG가 주는 성장감과 무기 획득의 운적인 재미를 더해줘요.

<와르르 배낭용사>의 인벤토리 매니징 시스템

 


 

Q. 유저들 반응은 어땠어요?

태호: 한 달동안 인벤토리 매니징 시스템과 일반 방치 사냥 로직만 넣어 한국과 미국 유저 200명에게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D+1 리텐션 45%, D+3 리텐션 23%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첫 번째 테스트였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높게 나왔죠.

1차 MVP 테스트 결과

 

태호: 한 달만에 만든 것 치고는 성공적인 지표였지만, 단계를 넘어가긴 어려운 수치였어요. 그래서 추가적인 콘텐츠를 고민했죠. 저희 팀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 달 밖에 없었기 때문에 PvP나 길드 같은 콘텐츠를 넣긴 어려웠어요. 새로운 가설이 필요했죠.

 


 

Q. 어떤 가설을 세우셨나요?

태호: RPG 게임을 유저가 오랜 시간 플레이하기 위해선 '더 강해지고 싶다'라는 목표와 기대감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캐릭터의 성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탈것'과 '전직'을 우선순위로 정했어요. 이 두 가지 요소는 RPG 게임 매니아라면 당연히 설렐 수밖에 없는 피처라고 생각했죠. 

추가된 '탈것'과 '전직' 시스템

 


 

Q. 2차 MVP 테스트 결과는 어땠나요?

태호: 그렇게 한 달간의 2차 개발 기간을 거쳐 1차 테스트와 같은 타겟으로 두 번째 테스트를 진행했어요. 결과는 D+1 리텐션 50%, D+3 리텐션 33%로 높게 나왔죠. 두 가지의 피처만 추가했는데 D+1 리텐션은 5%, D+3 리텐션은 10% 정도 상승했어요. 유저의 평균 세션 타임도 1시간 20분으로 높게 나왔죠.

2차 MVP 테스트 결과

 


 

Q. 팀원들 반응은 어땠어요?

태호: 회고 하면서 여러 얘기가 나왔어요. 지표도 지표지만, 다같이 신속하게 의사결정 한 부분, 핵심 재미에 집중한 부분에 만족도가 높았어요.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대부분 개선할 수 있는 것들이었죠.

팀원들의 회고 내용

 


 

Q. 하드 런칭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태호: 보완할 부분이 너무 많지만, RPG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장기 플레이 당위성'이에요. 모바일 방치형 RPG를 비롯한 대부분의 RPG가 맞닥뜨리는 벽은 유저가 느끼는 일종의 현자타임(이걸 왜 하고 있지...?)이죠. 이런 부정적 경험을 해소하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데, 매번 단기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건 작은 규모의 제작 팀에서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 팀에서는 신규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아도 유저 간, 또는 유저 스스로 재미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소셜 기능과 커스터마이징 같은 비전투 요소를 메인 콘텐츠로 준비하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태호님의 회고 한 마디 부탁드려요!

태호: 벌써 MVP만 세 번째네요. 정말 쉽지 않고 힘들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닌 것 같아요. 프로세스를 여러 번 진행하면서 느낀 중요 포인트는 '선택과 집중'이에요. 현재 작고 빠르게 게임을 만들고 있는 분들이 이 글을 보고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으실 수 있길 바라 봅니다! 열심히 준비 중인 <와르르 배낭용사>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